천하를 점령한 이단아 ‘스타벅스’
link  커피여 영원하라   2025-10-29
천하를 점령한 이단아 ‘스타벅스’

사실 스타벅스는 1971년에 창업됐다. 피트의 ‘강배전 고품질 커피’에 매료된 제리 볼드윈, 고든 바우커, 제브 시글 등 세명이 시에틀에서 시작한 회사이다. 그러나 당시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아는 스타일과는 사뭇 달랐다. 자가배전 원두를 판매하는 소매 중심의 작은 가게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재와 같은 스타일이 된 것은 하워드 슐츠라는 경영자에 의해서다. 1981년 그들의 가게를 방문해 가능성을 간파한 하워드는 이듬해 입사한 뒤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 그의 관심은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음료 판매로 이어졌다.

1984년 그의 기획으로 점포에 병설한 바르(에스프레소 바)가 대히트를 쳤다. 그러자 이것을 본업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슐츠와 피트 같은 자가배전점은 이상향으로 삼은 볼드윈과 견해차가 심해졌고, 의견을 굽히지 않는 슐츠는 독립을 했다. 그리고 1986년 에스프레소 판매점 ‘일 조르나레’를 개업했다.

한편 볼드윈은 원래 피트의 회사였던 ‘피트 커피 & 티’가 매물로 나오자 이를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거액의 빛을 떠안았고, 1987년 자금 상황이 악화돼 피트 거피와 스타벅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갈림길에 섰다.

그때 볼드윈이 선택한 것은 자신이 동결해온 피트 커피였다. 스타벅스는 슐츠에게 매각됐고, 슐츠는 스타벅스라는 이름으로 일 조르나레를 합병했다. 우리가 아는 현재의 스타벅스 스타일은 1986년 슐츠가 창업한 일 조르나레에서 확립된 방식이다.

슐츠 자서전에 따르면 1983년 밀라노 여행 중 현지의 바르를 체험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곳의 방식에 감동한 그가 ‘이것을 스타벅스 콩으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개업 초기에 가장 인기를 끈 것은 본격적인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증기로 우유 거품을 내서 부은 카페라테였다. 이 스타일은 나중에 ‘시애틀 풍’이라 불리게 되었다.

사실 1980년대 중반 미국은 패션과 식사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이탈리안 붐이 일던 때였다. 이런 흐름을 타고, 그때까지 커피를 마시지 않던 젊은층을 모두 끌어들인 것이 슐츠의 성공요인이었다.

슐츠의 스타벅스는 실상 스페셜티 업계의 후발주자였다. 그럼에도 그가 이끄는 스타벅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스페셜티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미디어들은 스페셜티 업계를 대표하는 신시대 기수로써 슐츠를 자주 등장시켰다. 또 그를 따라 에스프레소를 판매하는 가게가 점점 늘어나면서 미국 커피는 강배전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이렇게 미국의 스페셜티 시대는 1986년을 기점으로 한 전반과 후반의 스타일이 큰 차이를 보인다. 트리시가 말하는 ‘세컨드 웨이브’는 바로 이 후반 스타일을 가리킨다.

스타벅스는, 어떤 의미에서 그깨까지의 스페셜티를 변질시켰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약진이 없었다면 스페셜티 커피가 이만큼 일반에게 침투해 확산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스페셜티 업계 사람들에게 슐츠는 공과 과가 반반일 거물일 테니까.










커피 세계사
탄베 유키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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